인턴을 하게 된 이유
내 나이 24살. 한 달 있으면 25살이 된다. 벌써 20대 중반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내가 군대도 다녀온 어른이라니. 무언가 시간이 녹아버린 느낌이다. 나는 인생의 슬럼프에 빠졌었다. 대략 21살부터 23살까지 제일 심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 나의 상태는 마치 내 영혼은 이미 육체를 떠나 있고 죽은 몸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다. 이 기분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기분이 싫어서 항상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한다. 새로운 환경에 가면 내가 조금이나마 바뀔까 싶어서. 23살에 군대를 갔다. 확실히 매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친해지니 삶에 조금 활기가 생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일 뿐 근본적으로 내 안의 어둠을 없애주진 못했다. 사람들과 있을 땐 남들처럼 리액션해주고 대화도 이끌어나가곤 한다. 그런데 다 연기이다. 밝은 척하는 연기. 대화가 재밌는 것처럼 웃는 연기. 나아지는 듯하면서도 낫질 않는다. 20대 초반 나의 영혼을 죽인 무언, 유언, 그리고 그 상황의 압박들이 아직도 떠오른다. 한번 찢긴 영혼은 종이처럼 다시 붙이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살아있는 이유는 뭐.. 부자의 삶을 한번 겪어보고 싶은 것 정도? 돈이 무한대라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면 내 영혼을 다시 붙일 방법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군대를 제대한 올해. 영혼을 되찾기 위해 하나의 여행을 하고자 했다. 굳이 안 해도 되는 인턴. 군대에서의 새로움이 약간 나를 바꿔놓았듯이 인턴 같은걸 해도 좀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뭐 인턴 해서 스펙 쌓고 이런 건 내 관심사가 아니다. 인턴 자리 있다는 정보를 몇 번 들었어서 난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고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인턴을 시작했다. 계약 기간 3개월. 지금 글을 쓰는 시점은 그 3개월이 끝나기 일주일 전이다. 인턴 생활을 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상태는 근본적으로는 변함이 없다. 아직 찢긴 영혼은 그대로이고 연기도 그대로이다. 하지만 예상대로 새로운 경험인 만큼 약간의 영향은 있었다. 조금 배운 점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졸려서 여기까지만 쓰고 내일 다음 편을 적어야겠다. 워낙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나의 내면에 대한 글이다 보니 위에 2개 문단 쓰는데 1시간은 걸렸다. 그냥 끝내긴 아쉬우니 어제 마신 와인 사진이나 하나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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