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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스토리/일기

스타크래프트를 하다 만난 한 부자 이야기

by TeethBreak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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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1순위를 꼽자면 나는 '스타크래프트'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한다. 남는 시간에 가장 즐겨 하는 게임이다. 

 

얼마 전 스타크래프트에 접속해 유즈맵을 하나 했다. '모래성 전투'라는 유즈맵인데 옛날에 스타를 했던 유저라면 다들 알만한 고전 유즈맵이다. 커멘드를 지어서 수익을 올리고, 건물에서 군사를 생성해 자동으로 싸우러 가게 하는 그런 맵이다.

 

스타크래프트 '모래성 전투' 유즈맵

 

아무튼 이 유즈맵을 하며 자칭 "50억 부자"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 알게 된 것은 나와 적팀에 있던 두 유저의 대화에서였다. 

 

유저 1: 아 코인으로 3억 청산당했어. 우울하네.

'50억 부자': 나도 코인 하는데. 어떻게 투자했길래 3억을 잃음? 

유저 1: 그냥 단타 하고 저점 잡으려다 잃었지 뭐. (이어지는 부가 설명).

'50억 부자': 그따구로 투자하니 다 잃는거야. 그니깐 거지지.

유저 1: 뭐? XXX야 넌 얼마나 잘났는데

'50억 부자': 나 아파트 있고, 코인으로 50억은 벌었어.

 

뭐 대충 이런식의 대화가 오갔다. 한 사람은 코인으로 전재산을 탕진한 사람이었고, 한 사람은 코인으로 떼부자가 된 사람이었다. 둘은 계속 코인 이야기를 이어나갔지만, 유저 150억 부자의 태도에 화가 났는지 대화 중간에 게임을 나갔다.

 

유저 1이 게임을 나갔습니다.

'50억 부자': 알려주려 해도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듣질 않네. 저러니 거지지.

 

사실 자존심 문제라기보단 '50억 부자'의 대화 방식이 마치 어린애가 갑질하는 느낌이었다. 유저 1이 나가고 나서, 나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코인으로 50억을 벌었다니 진짠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 코인으로 돈 번 방법이 뭔데?

'50억 부자': 아 몰라 답답해서 안알려줘. 돈 버는 법을 배우려면 굽신굽신 해도 모자랄 판에.

: 네 그럼 형님이라고 부를게요.

'50억 부자': 싫어 그래도 말 안해. 답답해 그냥.

: 뭐 어쩔 수 없죠. 

 

비위를 맞춰주긴 했지만, 뭐 대충 이렇게 대화가 끊겼다. 근데 '50억 부자'입이 간지러웠는지 본인의 철학 이야기를 시작했다. 

 

'50억 부자': 철학 얘기라도 해 줄게. 책 좋아하냐?

: 내 자기계발서 읽죠. 주식 투자 책도 읽고요.

'50억 부자': 자기계발서 읽고 뭘 배웠는데?

: 책 읽고, 글쓰기, 그리고 실행력?

'50억 부자': ㅋㅋㅋㅋㅋ 책 더 읽어야겠네. 아직 본질을 파악하지 못했네.

: 님이 생각하는 본질은 뭔가요?

'50억 부자': 스스로 생각해봐.

: 네

'50억 부자': 다 생각했니? 본질이 뭐라고 생각해.

: 글쎄요.

'50억 부자': 본질은 말이야. 자기계발서 작가가 쓴 내용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작가처럼 되는 거야.

 

그의 설명은 이랬다. 자기계발서 작가들은 오로지 돈을 더 벌기 위해 책을 쓰는 것이고, 그 책을 읽는 독자들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책에 적힌 내용을 따라 하는것이 아닌 그 책의 작가처럼 본인이 자기계발서 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50억 부자': 자기계발서를 쓴 사람들은 이미 부자고, 돈에 미쳐있는 XX들이야. 얘네들은 너를 부자가 되기 위해 도와주는 것이 아니고, 너네를 이용해서 더 큰 돈을 벌려는 거지. 그 원리를 파악해야 해.

 

'50억 부자': 주식 투자 책들 읽는다고 했지? 마찬가지야. 그 책의 저자들은 100% 돈 버는 방법을 알고 있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인데 그 방법을 책에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아. 책은 그냥 돈을 버는 또 다른 수단, 일반인들을 이용하는 수단일 뿐이지.

: 그럴 수도 있겠네요. 

'50억 부자': 주식, 코인 다 마찬가지야. 남들이 다 하는 전략으로는 돈을 벌 수 없어. 이미 너의 계좌 잔고에 대한 모든 데이터가 분석되어있고, 그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해. 보통 방법으로는 돈을 잃을 수밖에 없어. 부자가 되려면 너만의 100%돈 버는 방법을 찾아야해. "감"이나 "대중화된 지표"를 믿고 투자하는 것은 먹이사슬 최하위 투자자들이 하는 짓이야.

 

대충 이 '50억 부자'는 싸가지가 없긴 했지만, 돈에 관해서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뭐 대충 나는 계속 들었고, 이 사람은 본인의 철학을 이야기해 나갔다. 게임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고, 그러다 보니 게임이 끝나게 되었다. 

 

게임을 끄고,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 하는 말이 아무런 의미없는 소리는 아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세상을 해석한 것은 배울 필요가 있다.

 

아무리 못난 사람한테도 배울점은 있다는 말이 있다. '50억 부자' 어떤 사람인지, 실제로 부자인지는 모른다. 근데 이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주식, 돈, 자기계발서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참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스타크래프트를 하며 이런 특이한 사람을 만날줄 누가 알았겠는가. 돈에 정말 관심 있고,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나에게는 꽤나 신선한 대화였던 것 같다.

 

한번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다. 정말 저 사람이 한 말이 의미 있는 것일까? 내가 그냥 헛소리에 놀아난 것일까?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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